『호미』 – 박완서 산문집
세월이 흐르고 삶이 쌓이면, 말도 글도 점점 깊어진다.
박완서 작가의 산문집 『호미』는 그런 인생의 깊이를 온화한 문체와 사려 깊은 시선으로 담아낸 보석 같은 책이다.
제목처럼, 날카롭지만 작고 단순한 도구인 ‘호미’처럼 작가는 우리 일상의 속살을 조용히, 그러나 예리하게 파고든다.
『호미』는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지 않는다. 대신, 박완서 특유의 간결하고 따뜻한 문장이 우리를 삶의 작은 풍경 속으로 이끈다.
어린 시절의 기억, 전쟁의 상흔, 어머니와 가족, 자연, 이웃에 대한 이야기들은 무겁지 않게 펼쳐지면서도 마음속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노년의 시선’이다. 작가는 나이 듦을 결코 숨기지 않고, 그 속에서 발견한 새로운 가치들을 고백하듯 털어놓는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푸념, 상실의 고통, 주변 사람들과의 작별,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담담한 태도. 이 모든 것이 과장 없이, 진솔하게 담겨 있어 독자는 마치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이웃 어른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기분이 든다.
박완서의 글은 고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 한 줄, 한 줄마다 삶의 무게와 따뜻함이 배어 있다. 글을 읽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그 속에서 감사와 여운을 발견하게 된다.
『호미』는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숨을 고르게 해주는 책이다.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독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자연, 사람, 시간, 그리고 나이 듦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은,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살아가고 싶은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지혜를 선사한다.
한 줄 평
작지만 단단한 호미처럼, 삶을 고요히 갈무리한 박완서의 따뜻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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