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리뷰

📖 『독후감 잘쓰는 방법』

냥이도서관 2025. 3. 3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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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잘 쓰는 방법이 정말 있을까?

솔직히 나는 오랫동안 독후감을 써야 하는 상황이 싫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독후감은 늘 '숙제'였고,
‘왜 이걸 써야 하지?’라는 의문만 들었다.

 

그때마다 선생님이 말하곤 했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자유롭게 써보세요.”
그런데 나는 자유롭게 쓰는 방법조차 몰랐다.


'그냥 줄거리 잘 정리하고, 느낀 점을 억지로 붙이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장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줄줄이 줄거리를 써내려갔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했다.


마지막 문단에 ‘감동적이었다.’, ‘교훈을 얻었다.’ 같은 말만 덧붙이면
괜히 더 부자연스럽고, 마치 누군가의 글을 흉내 내는 느낌이었다.

 

정말 이게 맞는 걸까?
그때부터 나는 조금씩 고민하기 시작했다.

 

독후감
독후감 어떻게 쓰는 게 맞는걸까?

 


언제부터인가, 글이 나답지 않다고 느꼈다

사실 나는 책을 좋아했다.


책을 읽을 때는 가슴이 뛰었고,
나도 모르게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기도 했다.


읽을 때마다 수많은 감정이 내 안에 쌓였다.


그런데 왜 독후감만 쓰면, 내 감정이 아닌 것처럼 써지는 걸까?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정말 이 책을 어떻게 느꼈지?”
“정말 감동했나? 아니면 그냥 좀 지루했나?”
“나는 왜 그 장면에서 웃었을까, 울었을까?”

 

이 질문들에 솔직하게 대답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내가 쓰는 글도 달라졌다.

 

줄거리만 적던 글에서,
내 생각과 느낌을 담은 글로 변하기 시작했다.


줄거리는 조금만, 감정은 충분히

처음엔 “줄거리를 빠짐없이 써야 한다”는 생각에
줄거리로 독후감의 절반 이상을 채우곤 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줄거리는 아주 짧게 써도 충분하다는 걸.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책을 모르는 친구에게 설명하듯 줄거리를 적는 것이다.

 

너무 자세히 말하면 친구도 지루해할 테니까.

 

가장 중요한 장면이나 사건만 쏙 골라서
“이런 내용이야.” 하고 간단히 말해주듯이 적는다.

 

이렇게 하면 독후감이
줄거리가 아닌 ‘내 이야기’로 채워진다.


나는 왜 그 장면에서 울었을까?

독후감을 쓸 때 제일 중요한 건
‘내가 진짜 느낀 걸 쓰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나는 『어린 왕자』에서
“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줘”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울컥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왜 울컥하지? 그냥 귀여운 장면인데.”
이렇게 의아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나도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누군가를 ‘길들인다’는 표현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

 

그걸 독후감에 담아봤다.


“나도 어린 왕자처럼 누군가와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사이를 맺고 싶었다.”


이 한 문장을 적었을 뿐인데,
처음으로 독후감이 ‘진짜 내 글’ 같았다.


솔직해야 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

솔직하게 쓰라는 말을 많이 듣지만
막상 쓰려면 쉽지 않다.


나도 그랬다.

책을 읽고 “잘 모르겠다”, “공감이 안 됐다”,
혹은 “나는 별로였다”고 느꼈던 적도 많았다.

 

그런데 괜히 선생님, 친구, 남을 의식해서
억지로 ‘좋았다’고 적었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런 글은 스스로 읽어도 어색했다.
그때부터는 ‘있는 그대로’를 쓰기로 했다.


이 장면이 왜 싫었는지,
왜 공감하지 못했는지를 적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글들은
비록 평범했지만, 거짓 없는 글이 되었고
오히려 읽는 사람도 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의 여유
좋은 독후감이란 자신과의 공감

 


독후감은 결국 나와 책의 이야기였다

나는 요즘도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적어본다.

 

그때마다 내가 던지는 질문은
예전과 같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정말 느낀 건 뭐였지?”
“나는 왜 이 장면에서 머물렀을까?”
“내 삶과 이 책은 어떻게 닿아 있을까?”

 

이 세 가지 질문만으로
충분히 내 이야기를 쓸 수 있었다.


마무리는 조용히, 담담하게

나는 마지막에는 거창하게 마무리하지 않는다.


단지
“책을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기억하고 싶다.”

 

정도의 한두 문장으로 끝맺는다.

 

그런데 오히려 이런 담백한 마무리가
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여운을 남긴다는 걸 느꼈다.


나에게 독후감이란

독후감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잘 써야 하는 글이 아니라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내 생각을 꺼내 적는 글이었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누군가에게 ‘잘 쓰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을 만큼
훌륭한 글을 쓰진 못한다.

 

하지만 하나는 말할 수 있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느낀 걸 그냥 적으세요.”
그게 가장 좋았던 방법이었다.


📌 냥이의 다정한 메모
책을 읽고 마음속에 남은 것,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라도 괜찮아요.


그걸 글로 천천히 옮기는 순간
그게 바로 당신만의 좋은 독후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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